송우석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변호인’, 송우석은 송강호+양우석 실제로

***이 인터뷰는 201 3년에 행해진 것이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2주기를 맞아 떠오른 인터뷰다.

●송강호, 양우석 감독

송강호 주연, 양우석 감독 변호인 돌풍이 거세다. 개봉 5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했지만 앞으로 연말 특수에 얼마나 많은 관객이 이 영화를 보러 올지가 영화계의 관심사다.이 영화는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되었다. 고 노무현(1946.9.1~2009.5.23) 전 대통령의 부산 변호사 시절부터 빌미를 잡았다는 사실 때문이다.영화 속의 송우석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고 김 우선의 송우석 변호사를 변화시킨 사건은 1981년 부산에서 실제로 있었던 부림 사건이다. 부림사건은 5공화국 초기인 1981년 9월 부산에서 사회과학독서회를 하던 학생·교사·직장인 등 22명을 구속 기소한 사건이다. 같은 해 7월 서울시내 학생그룹이 집단 구속된 학림 사건을 따 부산에서 일어난 학림 사건이라는 의미로 부림 사건으로 불렸다.실제 일어났던 사건과 실제 있었던 인물을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팩션(fact+fiction)이라 불릴 만하다. 그래서 개봉 전후 일부 민감한 반응이 나오는 등 영화 외에도 화제가 되고 있다.

영화 개봉 후 양용은 감독과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는 어떤 언론과도 인터뷰하지 않는다는 규칙을 지키고 있었다. 그래도 궁금했다. 이를 위해 영화 제작 보고회, 기자간담회 등의 녹음을 이용해 양우석 감독과 송강호의 인터뷰를 엮는다.송우석 변호사의 이름이 송강호의 송에, 양우석의 우석이 합쳐진 것으로 알려졌다.

송우석이란 이름은 양 감독의 ‘우석’과 송강호의 성이 합쳐진 것일까.양우석:송강호 씨의 송과 내 이름 우석을 붙인 게 틀림없어. 그렇게 된 배경은 영화 변호인이 진우라는 캐릭터를 변호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긴 하지만 나는 변하지 않는 상식을 변호했다고 생각한다. 만일 우리가 그 시대에 그 사건에 임했더라면 어땠을까. 그때의 우리도 과연 이런 용기를 갖고 이 사건에 직면해 온 힘을 다해 온몸을 던질 수 있을까. 그런 각오로 붙여진 이름이다.

그렇다면 송강호를 염두에 두고 캐릭터를 만든 것일까.고맙게도 송강호 선배님이 출연을 결정하면서 바뀐 이름이다.

연출뿐 아니라 각본도 직접 썼다. 변호인을 통해 어떤 말을 전하려 했는지.양우석:대한민국의 80년대는 전 세계에 유례가 없을 정도로 산업화, 민주화 심지어 정보화 혁명까지 함께 일어난 시기였다. 너무 치열하고 밀도 높은 시대였고, 여느 각오로 살기에는 힘들었던 시기였다. 그 시대의 흐름 속에서 상식을 지키려고 노력했던 이야기를 지금 치열하게 살아가는 분들과 공유하고 싶어서 만들게 됐다.

영화 개봉 전 있었던) 일부 누리꾼의 평점 놀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양우석:영화를 못 보는 단계에서 여러 가지 비판이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많이 성숙했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해프닝 정도로 받아들여지고 있고 나도 다양한 반응이 있을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이 영화를 선택하면서 영화 이외의 피해가 날까봐 두렵지 않았나.양우석:한국 사회가 이제 이런 팩션을 만들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 만드는 데 망설임이나 두려움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그런 것 같다.송강호:영화의 외적인 부담이나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부분에 대한 다른 생각을 갖지 못할 정도로 이 영화는 특정인에 대한 일대기나 정치적 이슈, 혹은 이념을 다루는 영화가 아니다. 우리가 충분히 경험하고 누구나 알고 있는 80년대를 배경으로 했고, 그 힘들었던 시간을 치열하게 열정으로 살아온 모든 분들을 통해 우리가 한번쯤 느낄 수 있고 생각할 수 있는 좋은 영화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부담이 없었다.

배우뿐 아니라 스태프들도 시나리오만 보고 이 영화 참여를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들었다.양우석:(그런 얘기를) 전해 듣기만 했다. 내 덩치를 보고 오해하는구나 싶었다.(양 감독의 덩치는 극중 고문수사관 역을 맡은 곽도원만큼이나 믿음직스럽다) 배우 분들이 흔쾌히 작품에 참여해 주셔서 완성할 수 있었다. 관객 여러분들도 영화를 영화로 봤으면 좋겠다송강호: 난 개인적으로 한번 거절했어. 이유는 실제 사건을 토대로 했기 때문에 영화 속에서 나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을 표현하기가 쉽지 않다고 봤다. 과연 한 인생의 일면을 자신 있게, 폐를 끼치지 않고 표현할 수 있을지 조금 두려웠다. 그런 점 때문에 한 번 거절했어 그럼에도 잊을 수 없는 시나리오, 잊을 수 없는 이야기들이 나를 매료시켰다.

모티브가 실제 부림사건에서 비롯된 계기와 배경을 알고 싶다.양우석:사실 학림 사건이 이 영화의 모티브가 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영화가 가진 이야기의 구조와 팩트는 다를 수 있다. 시나리오를 집필하면서 영화는 영화로 만들려고 노력했고 결과도 그렇게 나왔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사실을 왜곡하거나 미화하는 일은 없다.

송강호, 김영애 그리고 푸른 죄수복 대학생 역의 임시완

제작 보고회 때 많은 배우들이 법정 롱테이크 장면을 가장 감동적인 장면으로 꼽았다. 대사가 길고 전문용어로 구성된 법정씬을 한꺼번에 소화해서 ‘송래퍼’라는 별명이 붙었다고 하는데요송강호:부산 방언의 특징은 말이 좀 빠르다. 말이 빠르고 법정 용어인 데다 대사량이 많아 그런 말을 하는 것 같다. 내가 연기한 이후 대사 연습을 처음 했다. 예전에는 연습 안 하고 했는데 4, 5일 전에 세트장 가서 혼자 연습했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학창시절에 이렇게 공부했더라면 이렇게까지 되지는 않았을 텐데, 라고 말하곤 했다. 공부를 열심히 해서 공부의 맛이랄까, 겨우 알 수 있었다. 새로운 경험이었다.

연기할 때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가 있다면송강호 : 헌법 조항이 아름다운 언어였다는 게 기억에 남는다. 헌법이란 초등학교 때부터 많이 배웠지만 우리가 살면서 체감하거나 생활 속에서 피부로 느껴지지는 않는다. 연기하면서 헌법과 관련된 단어들이 나올 때 새삼 우리는 이런 아름다운 말과 이상을 안고 사는데 과연 실제로 그렇게 살고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었던 장면은송강호: 공판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이성민 씨가 연기한 윤택이와 국밥집에서 말다툼을 하는 시퀀스는 아주 재미있고 중요한 시퀀스가 아닌가 싶다. 너무 재밌게 찍었어 인간 송우석의 세속적인 면, 국밥집 어머니 진우와의 관계, 진우와 함께 구속된 진우의 선배들과 만나는 미장생까지 모든 것이 담긴 장면이다. 그리고 나중에는 본질이 되는 사건의 밑그림이 되는 시퀀스라고 하는 생각에 재미있고 재미있었다.

1980년대 시대상을 반영하기 위해 특별히 노력한 부분이 있나.송강호: 나도 그 시절을 겪어왔기 때문에 의상이나 헤어 같은 건 기본적으로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그 시대를 관통하며 살아온 사람들이 느끼는 시대적 감정, 감성을 표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 신경을 썼다. 외적인 부분을 말하자면 강한 헤어스타일을 유지하며 연기하는 것이 조금 불편했다.

배경이 80년대지만, 이 영화를 소비하는 대상은 그때를 경험하지 못한 젊은 세대다. 영화를 통해 그들에게 주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일까.양우석:정확히 한 세대 전이다 80년대 그 밀도 높은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도 벅찬 경험이 있었을 테고, 그렇게 치열하게 살아온 선배들의 모습을 젊은 사람들이 보고 극복해 주기를 바랐다. 88만원 세대 스펙 취업난 등 젊은이들을 걱정시키는 지지부진한 현실적 한계가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런 것을 깨닫고 나아갈 만한 치열함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들의 부모 세대는 줄곧 어려운 시대를 살며 버텨왔다. 그런 각오로 치열하게 살아보자는 의미에서 영화를 만들게 되었다. (2013. 12)

황우석(NOTE:)의 실존 인물인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고졸로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대전지방법원에서 판사로 6개월간 재직한 뒤 부산으로 귀향, 부동산 등기 및 세무 전문 변호사로 활동했다. 조세전문 변호사로서 승률이 높고 돈도 많이 벌었다고 한다. 부림 사건을 계기로 승률과 돈을 모두 버리고 인권변호사로 방향을 전환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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