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즈 정말 안녕! 프렌즈 리유니언 –

새로운 에피소드를 시작해볼까 했는데 말 그대로 ‘reunion’이었다. 졸업 후 동창회 같은 느낌

프렌즈 리유니언은 크게 둘로 나뉜다.FRIENS REUNION 과거, 그리고 현재 1. 옛날 세트로 에피소드를 따라하며 과거를 회상

2. 제임스 코든과의 토크쇼

10시즌을 10번 이상 뛰어본 애청자로서 솔직히 아쉬웠다. 리유니언에 나오는 내용은 사실 10년이 흐른 지금이 아니라 시즌 10을 끝내자마자 해도 될 내용이었던 것 같다. 역사에 길이 남을, 전 세계 최고의 드라마지만 프렌즈 리유니언은 10년을 재운 코믹콘 같은 것이랄까.

그래도 전에는 몰랐던 내용이 흥미로웠다.Fun Facts 그때는 몰랐던 그들의 이야기 1. 시즌 1에서 제니퍼가 데이빗과 정말 크러쉬였다고 인정

2. 매튜는 개그에 대한 중압감을 느꼈다.프렌즈는 방청객들이 있던 공개방송에서 촬영했는데 (관객들의 박수와 웃음소리가 모두 진짜였다) 그들을 웃길 수 없을까 봐 스스로 괴로웠다고 한다.

3. 연출진들이 나와 casting 비하인드를 말해줬어 제일 어려웠던 건 레이첼 당시 제니퍼는 1년 내내 조종사만 찍어 실제 제작으로 이어질 수 있는 쇼가 없었다고 한다. 프렌즈 섭외가 왔을 때는 이미 머들링 스루라는 다른 드라마의 계약을 마친 상태였는데 어쨌든 프렌즈로 합류할 수 있었다고.

4. 프렌즈는 관객과 함께 방송.미리 얘기했다.시피, 프렌즈는 공개방송을 했는데 관객의 반응에 따라 극중 대사, 스토리라인 등이 바뀌기도 했다. 대표적인 예가 챈들러와 모니카의 러브 스토리. 원래 런던에서의 하룻밤이면 끝나는 것이었는데 관객의 반응이 너무 뜨거워서 커플로 발전시키기로 빨리 바뀌었다고.

반가운 얼굴들이여… 옛날이여! 기억에 남는 프렌즈의 조연, 단역들이 등장한다. 건터부터 재니스, 겔러 부부, 리처드, 손쌍둥이까지. 쇼가 얼마나 유명했으면 손쌍둥이의 단역까지 사람들의 기억에 남을까.

프렌즈를 응원하는 셀럽들 Justinbiver가 포테이토닉이라니…

레이디 카가와 피비와의 콜라보…피비의 Smelly cat 연주와 노래는 언제 들어도 스위트하지만 레이디 가가의 노래는 정말 완벽했다. 음원으로 나오면 하루 종일 들어도 안 질릴 것 같은데 레이디 가가는 리사로 하여금 프렌즈의 등장인물 중에서 ‘특이한 캐릭터’를 그려냄으로써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해줘서 고맙다고 말하는 리사는 그에게 감사하다고 대답했다. 본인의 뒤를 이어주어. 감동적인 장면이었다. 타인과 다른 특별한 사람들에게 평범한 피비는 프렌즈에서 그들의 유일한 공감대가 아니었을까.

RM이 프렌즈로부터 영어를 배웠다고 한다 초등학교 때 부모님이 DVD 전 에피소드를 사주셨다고 인생에 대해, 진정한 우정에 대해 배웠다. BTS를 보고 너무 좋았는데 너무 짧아서 아쉬웠어

레이첼의 동생 역을 맡았던 리즈 위더스푼도 나와 출연했던 일화를 회상했다. 당시 조이를 실제로 보고 ‘How you doin’하는 모습에 정말 눈앞에서 연예인이 가장 유명한 대사를 하는 모습에 흥분했다고

마지막으로 제임스 코돈이 펼친 토크쇼 피날레에서 카라 델레바인과 저스틴 비버의 극중 레이첼, 로스가 입었던 코스튬을 입고 패션쇼를 펼쳤다. 셀럽들 대단하니까 뭐야?그거 하려고 온 거야?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 말 없이 우스꽝스러운 코스프레를 하고 한 바퀴 돌고 바로 퇴장한다. 좀 기울인 연출이야 아니면 이렇게라도 being part of 할 수 있어서 영광일 정도로 프렌즈가 대단한가 봐

후기를 마무리하며 굿 바이 프렌즈

리사는 제임스 코덴이 “시즌 종료 후 재촬영을 생각해 보지 않았는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재촬영은 PD가 결정할 일이다. 작품의 마무리 방향에 매우 만족한다. 행복해진 등장인물을 마구 불러모아 망치고 싶지 않다는 게 그의 의견.

다른 배우들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같이 출연하는 건 이게 마지막이래. 적어도 15년은 안 할거죠? 하고 데이빗이 묻는데, 15년이 뭔가 계산된 15년이 아닌가.그래서 마지막 에피소드 방영일을 찾아보니 2004년 5월 6일이지만 프렌즈 리유니언은 17년 만에 다시 모인 것이다. 그럼 그 다음은 하겠다는 건가?

내가 프렌즈를 처음 본 해는 2009년. 그래서 고등학교 2학년 때 ‘수지’라는 친구가 PMP였는지, 아이리버 MP3였는지 아무튼 우리 때 인강을 파일에 넣어 본 기기로 보여주었다. 보여주기 전에 그는 잠깐 머뭇거리다가 “이건 미드니까 좀 그렇다”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로스와 레이첼이었는지 조이와 레이첼이었는지, 아무튼 진한 키스를 나누는 장면이어서 그랬던 것 같다. 그때 처음 봐서 너무 웃겼어요즘으로 치면 애플워치 화면 크기의 MP3를 들고 공부하다 잠잘 시간에 이불 속에서 프렌즈를 몰래 보며 킬킬거리던 기억이 난다. 그것을 시작으로 미드에 빠진 것 같다. 나는 단지 팬이라고 생각했지만, 나도 프렌즈에게 진심의 ‘후덕’이었던 것이다.

우리와는 전혀 다른 자유로운 미국 문화는 어린 나에게는 충격적이었고 표현을 서슴지 않는 그들의 자유를 동경했다. 그래서 나는 대학생 때 캐나다로 교환 유학을 가서 미국 뉴욕에서 3개월 살았고, 그때 배운 영어로 지금은 해외와 관련된 업무를 하고 있다. 리사 덕분에 자아를 되찾은 레이디 가가처럼 나도 프렌즈 덕분에 자아를 찾았다.

다시 프렌즈로 돌아갔고, 그러면 그들은 왜 17년 만에 다시 모였을까?

가장 큰 이유는 ‘아직 쇼가 잘 되고 있기’이다. OTT를 통해 전 세계인이 프렌즈 재방송을 하고 있는 것이다. 프렌즈는 지금도 넷플릭스에서 ‘most watched show’에 해당된다. 나도 실제 프렌즈 시즌 10이 끝난 지 5년 만에 이 시리즈를 접했는데 나보다 younger generation들이 2030년 전 이야기를 보고 공감하고 웃을 수 있다는 것은 프렌즈들이 정말 잘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도 사람들은 프렌즈를 사랑했고, 6명이 어떻게 되었는지에 대해 궁금해한다.

또, 전 세계의 팬이 출연자와 연출진에게 「재결합한다?」라고 한다. 재결합 안 해?재결합 안 해? 어쩔 수 없이 물어왔을 것이다. 그것도 17년 동안! 6명은 그에게 지겨워서 모였는지도 몰라 최고 인기를 누리는 쇼가 시즌 10까지 이어지면서 멤버별로 자신들의 지명도 때문에 곤욕을 치른 적이 많다고. 매트의 경우 외부인이 침입해 집 지붕을 뚫고 나가 촬영하려 했다고 한다. 쇼가 끝난 이유도 이런 것을 비롯해 결정적인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 때문에 재결합이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언젠가는 엄청나게 많은 전 세계 팬들의 염원 끝에 그들은 돌아와야 했다.

그럼 어떻게 돌아와야 했나. 그들은 새로운 에피소드를 제작할 경우, 기껏해야 원래대로 되지 않으면 과거에 잘 마무리한 여섯 등장인물의 이야기를 송두리째 망쳐 버릴 것이다. 잘 되기를 기대하며 모험을 택하지는 않았다. 이미 각자의 위치에서 잘 활동하고 있어 얻는 것에 비해 잃을 것이 많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참고로 매트는 프렌즈가 끝난 뒤 곧바로 조이 캐릭터로 Joey라는 쇼를 시작했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시즌2에서 끝났다. 여러 이유도 있겠지만 이번 리유니언에서 정리된 이들의 입장은 전적으로 프렌즈 때문이었다. 과거 주인공들의 아름다운 결말을 또 다른 인기를 얻기 위해 들춰내고 싶지 않은 것이다.

프렌즈는 뉴욕을 배경으로 2030대 여섯 친구의 이야기를 다루며 우정, 사랑, 인생에 대한 주제로 시즌 10까지 인기를 유지하며 아름답게 마무리됐다. 17년 만의 리유니언에서 50대가 된 이들이 한자리에 모인 모습을 보게 돼 정말 기뻤다. 반면 항상 그들의 젊은 시절 모습만 보다가 갑자기 늙어버린 것 같아 아쉽기도 하고 인생의 무상함도 느꼈다.

인생에서 가장 화려했던 젊은 날이 다시 돌아오지 않도록 프렌즈도 아름다웠던 순간을 그냥 두는 게 정답일 수 있다. 하지만 아직 모른다. 데이빗의 말처럼 적어도 2015년 이후, 그때도 프렌즈가 인기를 끌면 70대가 된 이들이 다시 모일 수 있지 않을까.

다음 달 다시 넷플릭스를 구독하고 프렌즈를 스트리밍하자.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남은 프렌즈, 이제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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