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정주행 (넷플릭스 체르노빌이 아닌 왓챠로부터) 미드체르노빌: 역대급 HBO재난

지난해 미국 HBO에서 방송된 미드체르노빌을 이번 추석 연휴 동생과 가볍게 하루 만에 정주행을 마쳤다. 계속 보고 싶었던 미드였는데 솔직히 혼자 처음부터 볼 자신이 없었다. 체르노빌 원전사고 얼마나 무서운 사고일까 계속 말씀드렸지만 전쟁영화나 재난영화를 굉장히 좋아하지만 잔인한 장면은 정말 눈을 막고 귀를 막고 봐야 하기 때문에 특히 제목부터 체르노빌인 이 미드는 정말 자신이 없었다. 드디어 연휴라는 기회가 찾아왔고 동생도 흔쾌히 예전부터 보고 싶었다며 같이 앉아서 심호흡을 하고 (나만;;) 그렇게 미드체르노빌 재난영화 같은 미드필더들을 시청하기 시작했다. 넷플릭스 체르노빌을 볼 수 없어 왓챠로 시청했다.

  • 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되어 있다.

아… 처음부터 심상치 않아. 어떤 사람이 자살하면서 시작하는데 이 사람은 정말 대단한 인물이었다. 이름은 발레리 레가소프. 핵물리학자인 그는 이곳 체르노빌에서 제대로 된 몇 안 되는 사람 가운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은 사람이었다. 이렇게 중요하고 핵심적인 인물, 레가소프는 왜 무엇 때문에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해야 했을까… 이 미드체르노빌, 회의하는 장면만 나오면 발암으로 너무 답답하고 욕이 나오고, 혹시 저렇게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을까 화가 났는데, 그런 가운데서도 이 레가소프는 바른 말만 하며 자신의 신념을 지킨 인물이기에 정말 애착이 갔던 사람이다.

자, 본격적으로 시작해. 1986년 4월 26일 옛 소련 시절 체르노빌 원전 사고에 대한 내용을 HBO에서 제작하여 2019년 미국에서 방영하여 큰 화제를 모았다. 미국 권위 있는 에미상에서 10개 부문을 수상하며 웰메이드 드라마로 극찬을 받았던 체르노빌. 리얼한 원전 사고 현장을 재현하며 인류 최대의 재난 현장을 실감나게 표현해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미드체르노빌은 시종일관 어두운 배경과 장엄한 사운드로 우리의 눈과 귀를 압도하고 있다.

1986년 4월 26일 새벽 멀리 푸른 섬광과 함께 원전이 폭발하는 현장을 보고 바로 출동하는 소방대원들. 그들이 무슨 죄란 말인가. 이들은 단순한 화재 진압이라고 생각하고 아무런 설명 없이 원전 폭발 현장에 도착해 불을 끈다. 하지만 뭔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이미 방사능 수치는 인간이 접근해서는 안 되는 수치였지만 그들은 알지 못했고 묵묵히 불을 끈다. 그리고 발암을 유발하는 아나톨리 차트로프는 원자로 노심은 절대 폭발하지 않았다고 상층부를 안심시키고 거짓 방사능 수치를 보고하며 자기 휘하의 부하를 폭발시켜 심각하게 오염된 원자로로 보내 수동으로 조치하라는 명령을 내린다. 아…이중 한명은 나중에 우라나호뮤크라는 핵물리학자가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병동에 몰래 진입해서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얼굴이…없었다…

너무 심하다. 몇 번 중간에 껐다가 다시 봤는지 모르겠어. 몰입감은 최고여서 처음부터 볼 수는 있지만 정말 휴식 시간이 필요한 드라마였다. 그리고 무지한 것이 무슨 죄란 말인가… 우리도 그렇잖아. 왜 화재를 보지 않는가? 이곳 사람들도 체르노빌 발전소가 폭발하여 화재가 나기 때문에 더 잘 보이는 곳으로 앞으로 나아가 어떤 철교 위에서 다 같이 아기를 메고 구경하고 있는데, 이 철교는 지금은 죽음의 다리라고 부른다고 한다. 여기서 구경한 사람 중에 살아난 사람은 한명도 없어서…정말 소름끼친다.

계속 싸우겠다. 아니 일방적인 보고와 대책을 발표하는 자리인데 아마도 소련이 지역에서 가장 높은 사람들은 모두 모인 자리 같았다. 드러날 판 아닌가. 어떻게 하면 이 사고가 외부로 퍼지지 않도록 할지 이것만 관심 있는 자들이다. 가서 정말 한 대 때려주고 싶었어. 정신 차리라고~~그래도 제대로 된 사람은 있으니 도시에 소개령을 내려야 한다고, 우리 주민들을 피난시켜야 한다고 한 젊은 위원이 말을 꺼내도 아무도 동조하는 사람이 없고 오히려 그 사람을 위협한다. 이렇게 비극이 시작된 것이다. 숨길 것을 감추지 않으면 손바닥으로 하늘을 뒤덮어도 오뚝이인데 그걸 모르다니 참으로 어리석은 사람이다.

멀리 떨어진 원자력발전소의 여자 핵물리학자 울라나 호뮤크는 이상 징후를 감시하고 곧바로 체르노빌로 향한다. 그리고 오직 과학자로서 원자력 원리만 설명하면 된다는 설명만 듣고 고르바초프 이하 비상대책회의에 참석한 우리 레가소프는 말도 안되는 긍정 논리를 펼치며 이 상황만 면하려는 이들에게 “이대로 회의를 끝내서는 안 된다”고 힘줘 말한다. 그러면 네가 가서 알아보라는 명령이 내려지고 보리스 장관과 함께 레가소프도 체르노빌로 떠나게 된다. 그리고 점점 보루스 장관도 레가소프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돼 방사능 수치를 다시 측정하는데 히로시마 원자폭탄 때의 2배나 되는 방사능 수치를 보고받게 된다. 이제 와서 노심 폭발을 인정하며 조금씩 정신을 차리는 윗선… 이제는 서로를 탓하며 책임을 전가한다.

그러나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노심이 계속 용해되고 있으며 이것이 넘칠 경우 대재앙이 닥친다는 사실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그것을 막기 위해서는 그 아래에 터널을 파야 했는데 여기에 아무것도 모르는 광부 400명이 투입된다. 제대로 설명도 하지 않고 국가 중대한 임무라는 것만 알리며 투입된 이들. 50도가 넘는 고온에서 아무런 보호장비도 없었고 오히려 이들은 더워서 옷을 모두 벗고 벌거벗은 채 일했다. 나중에 에피소드 5화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내용인데, 여기에 이 작업에 투입된 400명의 광부 중 최소 100명은 40여 전에 사망했다고 한다.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다.

그리고 처음에 사고에 투입되었던 소방관들… 아, 초기 진압했던 그들 대부분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곳의 주인공으로 나오는 소방관과 그 아내를 보고 있으면 정말 안타깝고 답답해서… 남편이 이송된 모스크바 병원을 찾은 아내는 남편이 단순 화재로 이렇게 된 줄 알고 계속 그 옆에 머문다. 물론 간호사가 절대 면회는 사절이라고 거절했지만 그녀의 간곡한 요청에 30분만 허락받고 최대한 남편을 떠나야 한다고 경고한다. 그런데 왜 방사능 이야기를 하지 않느냐고… 무조건 안 돼, 떨어지라고만 하고 지금 이 병원으로 옮겨진 소방관들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위험에 처했는지 아무도 설명해주지 않는다. 당연히 그녀는 남편 곁에서 간호를 계속한다. 심지어 임신한 상태다. 아……

목숨을 걸고 옥상의 잔해를 제거하기 위해 투입된 인간들… 원래는 독일에서 공수한 로봇으로 잔해를 제거하려 했지만 그 얄팍한 소련의 자존심에 제대로 방사능 수치를 말하지 않았기 때문에 독일에서 공수한 로봇은 작동할 수 없다. 즉 독일 로봇은 방사능 2000까지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 로봇이었던 것이다. 이곳 원전은 이미 15000개 이상의 방사능 수치를 보이고 있는데도 그렇게 높은 숫자를 독일에 말하지 않은 것이다. 결국 로봇 대신 인간이 목숨을 걸고 그 현장에 투입된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절대 들어오지 말아야 할 그 사고 현장에 투입됐는지는 이제 말하지 않겠다. 정말 슬프고 답답한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이제 심판의 날이 다가왔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의 책임을 묻는 재판이 어느 날 증인으로 우리의 레가소프가 나온다. 물론 전날 KGB는 그를 찾아와 증언을 잘하라고 협박한다. 이곳의 KGB 인간이 어떤 인간인지 굳이 설명하지는 않겠지만 정말 악랄하고 집요한 인간이라는 것만 말하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증언대에서 자신의 목숨, 아니 목숨보다 더 중요한 인간적인 행복 모두를 두고 자신의 신념을 이야기하는 레가소프. 단연 에피소드 5회에서 이 재판 장면은 정말 압권이라고 할 수 있다. 초등학생도 알 수 있듯이 간단하게 원자력 원리부터 설명하면서 1986년 4월 26일 일어난 폭발사고를 재구성하는데 정말 이 부분은 단연 명장면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5회까지 바쁘게 달려와서 몇 번 멈췄는지 모르겠어. 다시 첫 장면으로 돌아와 레가소프는 그 재판 이후 인간다운 삶을 누리지 못했다. 물론 죽이지 않았지만 그가 호흡할 수 있는 직업, 연구, 동료들, 일 등 그런 것들을 모두 박탈했다. 레가소프는 체르노빌 원전 사고 꼭 2년 뒤인 1988년 4월 26일 자살했고, 그가 남긴 그의 회고록 음성 테이프는 소련 과학계에 유포됐다. 그의 자살로 테이프를 묵살하는 것은 불가능했고, 그의 사망 이후 각료들은 마침내 RBMK 원자로의 결함을 인정하고 제2의 체르노빌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원자로를 개량하기 시작했다.

울라나 호뮤크는 과학자들의 진실과 인류를 위한 헌신과 봉사를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허구의 인물이라고 한다. 보리스 셸비나 장관은 체르노빌에 파견된 지 4년 4개월 만에 사망했다. 발암 제공자인 체르노빌 참사의 원인을 제공한 빅토르 브루카토프, 아나톨리 디도프, 니콜라이 포민은 기껏해야 강제노역 10년형을 선고받고 더 웃게 만든 것은 니콜라이 포민이라는 작자는 출소 후 일터로 복귀했는데 그 일터가 바로 러시아 칼리닌 원자력발전소라고 한다.

그때 최초 진압을 위해 투입된 소방대원들의 제복은 여전히 프리피야트 병원 지하에 남아 있지만 현재까지도 방사능 수치는 위험한 수준이라고 한다. 60만명 이상이 출입금지구역 재생을 위해 징집되면서 이들에 대한 방사능 관련 질환과 사망설은 퍼졌지만 소련 정부는 이들의 생사에 대한 공식 기록을 보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하일 고르바초프는 1991년 해체 전까지 소련을 통치했는데, 2006년 그는 체르노빌의 용해가 소련 붕괴의 진짜 원인일 수 있다고 쓴 것으로 전해진다.

체르노빌 희생자 수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추정되는 사망자 수는 4,000명~9,000여명인데 아, 또 기가 막힌 게 소련이 발표한 공식적인 사망자 수는 1986년부터 지금까지 그대로인 ’31’명이다.The official Soviet death toll, unchanged since 1986…is31. 고통받고 희생된 모두를 기리며…

  • 추석 연휴 기간 미드체르노빌의 정주행을 무사히 마쳤다. 많은 분들이 넷플릭스 체르노빌을 볼 수 있다고 하셨는데, 맞아, 저는 못 찾아서 왓챠에서 감상했다. 함께 봐준 동생에게 감사의 인사를!*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