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차] 초사고 글쓰기 30일 챌린지 – 30 중반 남자의 소개팅(선) 이야기

9일차에서 떠오른 글쓰기의 소재를 하나 골라 글을 작성해 보자. 작년 말 소개팅이나 맞선을 꽤 봤다. 지방에 살다 보니까 주말에 올라가서 소개팅을 하나, 많으면 3개까지 하다 보니까 10~12월에만 15번 정도 한 것 같다. 절반은 지인 소개팅, 절반은 선을 통한 만남이었지만 20대와는 확연히 다른 점이 많았다. 나의 경험과 느낌뿐만 아니라 주변 30대 남성들의 이야기를 종합하여 글을 써본다.1.외모100%→외모+나이+경제적 능력을 중요시한다. 서로의 조건, 특히 경제력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실현은 애초에 불가능하다. 여전히 외모를 보는데 그 여자의 경제력 지표인 직업을 본다. 직업이 별로다? 그러자 집안을 본다. 20대 때는 외모를 최우선으로 하고 다른 건 묻지도 않는 경우가 있었지만 30대는 외모는 상대적으로 적게 보는 경향이 있었다. ‘예뻐야 한다’→’적어도 내가 보기에는 예쁜 면이 있으면 좋겠다’로 많이 선회됐다. (그렇다고 외모를 안 보는 것은 아니다.) 그 외에도 나이를 보기 시작하지만 연상을 만나는 일은 전혀 없었고 동갑도 좋아하지 않았다. 적어도 두세 살 어려야 소개팅을 할까 말까 고민하기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 외모가 적당히 예뻐도 직업처럼 경제적 능력이 없으면 아예 성공하지 못한다는 것인데(사실 이런 풀은 전혀 들어오지 않는다) 반대로 여성이 의사 같은 전문직이라면 외모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만나보는 경우도 있었다. 아무래도 30대는 결혼을 전제로 만나기 때문에 남성들도 여성의 능력을 많이 보는 것 같다.2. 남자들이 아쉬워하지 않는다. 주변 수영장이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전문직(의사 변호사 등) 또는 회사에서 최소 7년 이상 정착한 직장인(언론 공무원)) 주변에 소개팅도 많이 들어오고 적당히 차도 있고 월세도 부담스럽지 않고 연봉도 그럭저럭 쌓여 있어서인지 이들에게 여성을 소개해도 매칭이 쉽지 않았다. 지금 취미생활(골프, 클라이밍)하면서 맛있는 것도 먹고 동호회도 하고 시간도 잘 가는데 굳이 내 귀중한 시간과 돈을 쓰면서 만나야 한다면 최대한 마음에 들어야겠다는 마인드가 많았다. 구체적으로는 모두 야근 등 일이 많기 때문에 (잘나가는 30세에 한가한 경우는 본 적이 없다) 내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가장 중요하다-> 시간과 돈을 쓰는 소개팅이라면 이왕이면 내가 정말 마음에 드는 여자가 아니면 특별히 나가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리고 소개팅도 많이 들어오고 결혼정보업체에 가입하면 정말 미친 듯이 제안이 들어오니까 이런 경향도 커지는 것 같다. 나 같은 경우는 주변 아는 상사가 자기 딸을 만나보라고 하는 경우도 있었고, 심심하면 지인 딸을 만나보라고 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리고 결혼정보업체는… 정말 미친 듯이 선이 들어왔다. 뭐 하루 아침의 시작을 결혼정보회사 매니저가 시작하는 경우도 있었다. 거의 매일 카톡을 보내고 만나보라고 해서 나중에 거절하느라 바빴다.3) 선수들끼리 왜 그래 결론만 어색한 사람들끼리 처음 만나면 날씨 얘기도 하는 아이스 브레이킹 시간이 있지 않을까. 30대 중반의 만남은 뭔가 이 아이스 브레이킹이 짧다. 20대 때는 잡다한 이야기를 30분 했다면 지금은 한 3분 있다가 본론으로 들어가는 기분.그렇다고 조건을 물어본 것이 아니라 결혼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질문하기 시작하는 것 같다. 일단 만나는 시간이 짧아서 만나는 연령층 특성상 그런 것 같다. 선 같은 경우는 만나는 장소가 커피숍인데(결혼정보회사에서는 남자들이 소개팅 가서 돈을 쓰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것을 알고 커피숍을 잡아준다.) 커피숍에서 이야기해보면 알겠지만 음료수를 한 잔 마시고 정말 오랫동안 시간을 벌어도 1시간 반~2시간 정도다. 20대 소개팅 때는 저녁 먹고 디저트 먹으면 그래도 2~3시간에 비해서 확실히 줄어든 편. 그래서 다른 말을 할 시간이 별로 없다. 실제로 자주 만나 다른 말은 하고 싶지도 않고(영화 뭘 좋아하십니까라고 묻는 것도 한두 번이지만) 대신 질문이 배우자에게 적합한 사람인지에 초점이 맞춰진다. 예를 들면 (가족관계) 가족간의 화목한지, 형제간의 우애는 좋은지, 부모님은 어떤지, 술을 좋아하는지 (소비성향) 돈을 벌면 주로 어디에 쓰는지, 여행은 좋아하는지, 재테크에 관심이 있는지, (독립성) 부모님께 의존하는지, 인생의 중대한 결정은 무엇이었는지, (성격) MBTI는 무엇인지, 화가 났을 때 어떻게 하는지, 아이들은 좋아하는지, (직업) 회사 일은 재미있는지, 다른 하고 싶은 것은 없는지 쓰다 보면 면접 같은데요, 그 위에 계속 남아있는데요. 3. (만난 후) 결정은 일찍 만나야 애프터가 잘 되고 애프터 여부에 대한 결정도 매우 빨리 이루어진다. 아무래도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1) 연륜도 있다(내가 어떤 스타일과 잘 되는지 잘 안다), 2) 시간은 돈이다(다시 만나면 귀중한 시간과 돈이 날아간다.) 3) 만나면 결혼감을 만나야 한다(자연스럽게 기준이 엄격해진다.)가 결부돼 공장에서 물건을 인쇄하듯 애프터를 할지 말지 쉽게 결정하는 것 같다. 따라서 소개팅 장면을 보면 비즈니스 협상인 것 같기도 하다. 4. 그밖에 30대 중반의 남성에게 소개팅은 권태로운 과정인 것 같다. 많은 만남을 하지만 마음에 드는 사람은 별로 없고 그렇다고 억지로 눈을 낮춘다고 그게 낮아지는 것도 아니고. 혹시나 해서 소개팅 나가지만, 역시 하고 돌아온다. 그래서 소개팅 자체가 굉장히 권태로운 과정이기도 하다. 하지만 주변에서 결혼한 경우를 보면 수십, 어쩌면 수백 번 소개팅을 하다가 가끔 자신이 마음에 드는 사람이 나와서 결혼하는 경우였다. PS. 나이가 들수록 사람을 만나는 것이 어려워지는 것 같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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