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초쯤 받은 검진은 2주 뒤에 결과가 나온다고 했는데 약 1주일 뒤였을까. 전화가 왔다.
추가 검사가 필요할 것 같으니 우선 내원해 의사와 상의하고 병원에 가서 조직검사를 해봐야 할 것 같아요.요즘 나한테 왜 그래.2021년 하반기 내 운… 김밥에 말아먹었나 봐.안그래도 바쁘고 힘든데
뭐야…지금까지 여러가지 외과수술은 여러가지 해봤지만 내과적인 문제는 처음이라 조금 무서웠어.
이번 건강검진은 종합검진에서 처음이었지만 유방과 갑상선 초음파도 처음 해봤다.
아직 나는 유방이라던지 이런 단어에 입가가 실룩실룩한데… 왜 내 나이가 종합검진을 받는지…
그런데 어쨌든 검진센터에서 결과가 나오기 전에 호출한 이유는
- 겨드랑이 쪽 림프절이 비정상적으로 커지고 있다.2. 유방측결절 3. 갑상선결절(안에 물이 고여있다고 하기엔 각진 형태가 의심되기 때문에 조직검사 권한다) 아쉬웠다.서른이 넘는 나이면 독립할 나이긴 하지만 그래도 아직 결혼도 안 했고 부모님과 떨어져 먼 다른 지역에서 혼자 사는데 왜 이상한 일이 생겨 지루해.어쨌든 이 고난을 빨리 이겨내야 하기 때문에 곧바로 병원에 예약을 했다. 검사기관에서 후보 병원 몇 곳을 전화번호와 함께 줬지만 검색을 따로 해보지 않고 마음에 드는 이름으로 골라 예약했다.
- 그래서 예약한 병원은!!
- 대구광역시 중구 동덕로 141분홍색으로 병원 이름이 서정적이고… 그런데 뭘 진료하는지는 알 것 같고… 느낌이 들어서 바로 예약했다.그런데 나중에 알아보니 회사 여직원분들이 이곳에서 정기적으로 검사와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잘 골랐다고 스스로 셀프 안심했다.예약할때꼭남자선생님괜찮으냐고물어봤는데1초의거침없이YES!(그냥빨리잡으세요)
- 이날도 나는 일에 시달리면서 빨리 끝내야 한다는 마인드였다. 그런데 예약일이 가까워져 같은 병원에 다니는 차장과 대화하다 보니 슬슬 걱정이 됐다. 차장과의 대화가 의사의 성별과 관련된 것은 아니었지만 단지 검사를 받을 때 외남 앞에서 내 젖가슴을 보여줘야 한다고 상상하니 그저 부끄러워졌다. 나는 enfp. 공상과 망상의 라스보스.검사 결과가 담긴 결과지와 cd를 지참해 병원에 갔다. 두둥… 긴장…
- 옷을 갈아입고 병원 진료실에 들어가 상의를 벗고 팔을 들어 누워 있었다.
- 초반에는 부끄러웠지만 막상 긴장하자 의사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딱히 궁금하지 않았다.
- 그런데 선생님이 제 옆구리를 보자마자
- 어, 왜 그러세요. 왜 이렇게 빨갛죠?(심각).
- 떨림…어제 셀프왁싱을 했는데 너무 꽉 끼었어…그래서 멍이 들었어…게다가 아파서 몇개 남겼다…부끄럽다.
- 아무튼 부끄럽지 않은 척 ‘아 어제 왁스해 w’라고 보냈는데 아마 내 얼굴이 빨개졌을 거야.
- 잠시 진료를 받다가 갑자기 선생님이
- “후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 아, 아닙니다.
- 사실 의사가 갑자기 속은 거야? 아무튼 딸꾹질과 트림 사이의 어떤 소리가 급발진한 것 같아. 아무튼 나는 뭔가 나왔다고 생각하고 또 놀랐지만
- 선생님과 서로 부끄러움을 많이 타니 마음이 한결 가라앉았다.초음파 결과,
- 옆구리 림프절은 많이 작아져 검진 3일 전에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는데 주사 맞은 팔겨드랑이여서 아마 백신 때문에 일시적으로 커졌을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의견을 주셨다.
- 유방에 있는 결절도 따로 세포검사를 하는 양상이 아니라 다음 초음파검사 때 다시 만나자고 하셨고,
- 마지막으로 갑상선에 있는 놈은 세포 검사가 필요하다고 하셨다. 마취를 조금 하고 세포조직을 떼어내 검사한다고 했다! 바로! 라이트나우! ㅈㄴㅏㅅ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
- 벌써 바늘이 무서워.ㅜㅜ 목에 뭔가를 찌를 줄은… 정말 상상도 하기 싫은데 해야 하니까 너무 힘들었다.
갑상선 미세침 흡인세포 검사/네이버 갑상선세포 검사를 검색하면 저런 게 나오는데 자세는 비슷한데 내가 왜 세포 검사를 받았는지 모르겠다.
왜 그럴까.
눈을 한번도 뜨지 않았으니까;
흠… 아파서 눈을 좀 떠봤을 때 모니터를 보니 좀 신기했는데 갑상선에 있는 혹을 면봉처럼 생긴 것으로 웅크리고 있었다. 호랑방구… 그걸 보고 거의 기절하듯 눈을 감았어. 유방 초음파를 찍을 때 보이는 화면조차 안이 생생하게 보이지 않았는데ㅜㅜ
마취주사를 맞을 때 따끔거리고 아플 때 너무 기분 나쁜 통증이 한 번 나왔고 그 외에는 느낌이 별로 없었다.저녁이 되었는데 아직도 목 부분이 뻐근하고 아프다. 간호사 선생님이 저녁에는 빼고 샤워도 해도 된다고 했는데 무서워서 못 빼겠어. 갑자기 피가 줄줄 흐를 것 같은데… 검사 결과는 내일 바로 나온다는데 아무 일도 없다는 걸 느낌으로 알면서도 조금 긴장된다.
정말 난 세상에서 아픈게 제일 싫어!!!!! 뭐 별거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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