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도 좀 나아졌고 블로그도 너무 오래 하지 않아 미뤄뒀던 자격 파트 글을 작성해 보기로 했다. 워드프로세서 자격증은 대학교 2학년 학기 중에 취득했다. 이 자격증은 한글 프로그램을 다뤄본 사람은 조금 쉽게 취득할 수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도 내가 지금까지 딴 자격증 중 가장 유용하다!
워드프로세서 필기의 공부 기간은 약 3주. 책은 아래의 「시나곤 총정리 워드프로세서 필기」책을 사용했다. (물론 2022년 버전은 아니다.학교 수업도 듣고 아이들과 놀기도 하고 공부할 시간이 별로 없어서 사실 책을 다 읽을 수는 없었다. 이틀 전부터 문제은행 사이트에 들어가 문제를 몇 세트씩 풀고 모르는 것은 찾아보고 서둘러 오답노트를 정리하는 방식으로 공부했다. 아래 사이트가 그때 큰 도움이 되었다.
https://q.fran.kr/%EC%8B%9C%ED%97%98/%EC%9B%8C%EB%93%9C%ED%94%84%EB%A1%9C%EC%84%B8%EC%84%9C 워드프로세서 과거: 문제은행, 기출문제 모의고사, 해설 포함. 지난번 CBT, IBT, 국내 최대 문제 보유.Fran.kr 2019년 7월 20일 부산상공회의소에서 워드 필기시험을 치렀다. 이날은 많은 의미에서 정말 인상깊은 날이다. 이날은 태풍 ‘다나스(DANAS)’가 왔고 부산의 날씨는 정말 대단했다. 새벽부터 거센 바람에 기숙사 창문이 미친 듯 덜컹거리며 시험을 볼지 아침까지 고민했다.
그래도 이미 낸 응시료는 환불이 안 되고 그동안 공부한 것도 아까워서 그냥 가 보자는 마음으로 단단히 무장하고 시험을 보러 갔다. 가져간 우산은 펼치지도 못하고 큰길 끝 건물에 달라붙어 겨우 발을 내디뎠다.
그렇게 흠뻑 젖어 도착한 시험장에서 어디서 봤을 법한 문제를 열심히 풀었다. 그리고 아슬아슬 60점대 점수로 필기 합격했어! 당연히 떨어질 줄 알고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붙으니 뭔가 날것으로 먹은 것 같은 기분이 들긴 했지만 다시 시험을 안 봐도 된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졌다.
필기의 빠듯함을 경험하고 실기는 정말 꾸준히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에 실기시험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이때 사용한 책은 ‘시나곤 워드프로세서 실기 한글’이다. (물론 아래 버전은 아니다.) 이때는 노트북이 없어 학교 정보화본부에서 하루에 3시간씩 한 달 정도 시간을 내서 실기 공부를 했다. 워드프로세서 실기는 문제로 주어지는 문서를 똑같이 만드는 작업을 해야 하는데 내가 타자가 느려서 주어진 시간 안에 문서를 완성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1시간은 꾸준히 타자 연습을 했고 나머지 시간은 책에서 주어진 문제를 시간을 재면서 몇 세트씩 푸는 연습을 했다. 다행히 시험 전까지 시간 내에 문제를 완성할 수 있어 편하게 시험을 기다릴 수 있었다.
2019년 9월 22일 부산상공회의소에서 워드 실기 시험을 치렀다. 놀랍게도 이날도 태풍이 오고 있었다. 태풍 ‘타파(TAPAH)’ 여파로 또 부산이 발칵 뒤집혔다. 실기시험은 이미 준비를 잘했기 때문에 큰 고민 없이 바람을 맞으며 시험을 치렀다.
워드 실기시험 문제지는 랜덤으로 나눠주고 있는데, 나는 무려 영어가 1/3을 차지하는 문제를 보게 되었다. 나의 한심한 영타 실력에 걱정이 앞선 나는 긴장하기 시작했고 건강했던 손이 부르르 떨렸다. 위아래만 떨어도 불편한데 손이 좌우로 떨려 이상한 키보드를 누구고 마우스 조절도 잘 안 됐다.
모두의 열정적인 타이핑 시간이 끝났지만 나는 무려 15분 만에 문서 작성을 마쳤다. 계획한 시간에 5분 초과한 시간이었다. 눈물이 날 뻔했지만 이를 악물고 떨리는 손으로 문서 작업을 시작해 놀랍게도 시험 종료 2분 전에 작업을 완성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검토를 하면서 오류를 발견하고 빠르게 수정한 뒤 제출에 성공했다.
내가 발견하지 못한 오류나 오타가 있을 수도 있었지만 마음은 이미 합격인 것 같았다.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고 미련도 남지 않았다. 그리고 2019년10월11일에 발표된 결과는 합격이었다!!
처음 딴 나의 다사다능한 자격증 취득 경험은 나에게 매우 깊은 인상을 남겼다. 태풍을 이겨내고 포기하지 않고 시험을 본 내가 대단하다고 느껴졌고, 무엇을 하든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