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2255: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고 무엇을 보는가!(웃음)

우선 별에 대한 정의를 백과사전에서 찾아보면 별은 행성 위성 혜성 유성을 제외한 스스로 빛을 내는 천체다.(중략) 우리 태양계에서 이런 크기에 빛과 열을 내는 별로는 태양이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행성, 위성, 혜성, 유성이란 무엇인가…

[태양 주위를 돌면 행성, 그 행성 주위를 돌면 위성, 위성은 아니지만 행성보다 작으면 소행성, 가끔 태양 주위에 다가와 먼지와 연기를 뿌리며 지나가면 혜성이었다. 그런데 관측기기도 기술도 발전하여 그러한 대강이 분류에 속하지 않는 예외가 많이 발견되었다. 명왕성 근처에서 비슷한 천체가 여러 개 발견되자 이들의 정체성이 논란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중략) 2006년에 그 기준을 정하게 되었다. 태양 주위를 도는 둥근 천체 중 궤도를 독점하면 행성, 궤도에 이웃이 있으면 왜소행성으로 정하고 명왕성은 왜소행성으로 분류되었다. -p242]

저자 심채경은 달을 연구하는 천문학자다.나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우리나라에 행성을 연구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몰랐다. 심채경이 박사학위를 받은 타이탄은 토성의 위성이지만 한국에서 유일하게 그녀만이 이 위성을 연구했다고 한다. 하긴 하늘에는 우리가 헤아릴 수 없는 수많은 천체들이 있기 때문에 그럴지도 모른다. 그런데 달은요?

다들 아시겠지만 아폴로 11호가 1969년 달에 인류의 첫발을 내디딘 뒤 달 탐사 계획은 쇠약해졌다. 그렇다 치더라도 달에 대한 연구는 꽤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것도 아닌 것 같다.

어쨌든 지금은 달을 연구하고 있는 그녀는 조금 엉뚱한 것 같기도 하다. 고등학교 때 연주 시차를 설명하던 선생님이 소년처럼 귀여워 보였다며 과학 경기 대회에 나가 상을 받았고 교수님이 별을 그리는 모습이 또 너무 귀여웠다고 한다. 그리고 과학서의 고전으로 불리는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아직 다 읽지 않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다. 왜? 흐흐흐

[우주에 대한 칼 세이건이 경외와 찬탄이 담긴 글을 읽다 보면 그의 영혼이 돌아와 내게 말하는 것 같다. 아, 여러분 우주는 정말 거대하고 광활한 곳이죠. 정말 멋지지 않아요? 정말 대단하지 않나요? 과연 감동적이지 않을까요? 아, 여러분, 이 우주를 보세요. 우주 전체입니다!라고 그는 계속 감탄한다. 독자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일 때까지. -p85]

그래서 그녀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이는 게 아니라 “죄송해요, 제 감동은 제가 알아서 느껴요” 이렇게 삐뚤어진 선을 탔다고 스스로 이야기하며 이렇게 묶는다. 장기 하식으로 말하면 천문학자가 코스모스를 다 읽지 않았더라도 아무거나 괜찮지 않을까?(웃음) 멋있다!

이 책은 과학서라기엔 에세이에 가깝지만 에세이라기엔 또 과학적인 내용이 꽤 많이 나와 있다. 그리 어렵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해하는데 약간의 어려움이 있는 파트도 있다. 하지만 대체로 쉽게 읽을 수 있다. 그녀가 대학에서 강의하던 시절 글쓰기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글을 잘 쓴다. 그리고 곳곳에 인용한 작가, 소설, 영화 등을 보면 그녀의 관심사는 매우 방대하다. 언젠가 TV에 나와서 수군거리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데 영상으로 먼저 접하고 책을 읽으면 그녀가 그렇게 수군거리는 것 같아 좋았다.

[달을 연구하는 사람이 되고 나서는 달을 바라보고 있으면 달이 그렇게 아름다운가 하고 새삼 생각하게 된다. 달에는 풍부한 노숙자의 역사가 담겨 있다. 대기와 자기장에 따뜻하게 감싸여 있는 지구와 달리 달은 어떤 보호막도 없이 따가운 햇볕을 그대로 받아야 하는 곳이다. 우주에서 날아오는 크고 작은 돌멩이가 지구에서는 아름다운 빛의 궤적을 남기고 별똥별이 되어 타오르지만 달에서는 여과 없이 그대로 땅에 던져진다. 지금은 그런 유성이 가끔 하나씩 떨어지지만 아주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면 달은 그리 조용하지 않았다.-p227]

[그런 사람들이 좋아했어] 남들이 보기에 저게 도대체 무엇인가 생각하는 것에 즐겁게 몰두하는 사람들. 남에게 해를 끼치거나 정치적 다툼을 만들어내지 않는 대단한 명예나 부가 따라오는 것도 아닙니다, TV나 휴대전화처럼 보편적인 삶을 바꾸는 영향력을 갖는 것도 아니다, 그런 것에 열정을 바치는 사람들. 신호가 도달하는 데 수백 년이 걸리는 곳에 한없이 전파를 흘리며 온 우주에 과연 ‘우리뿐인가’를 깊이 생각하는 무해한 사람들. 나는 그런 사람들을 동경해. 그리고 그들이 동경하는 하늘을, 자연을, 우주를 함께 동경한다. -p13]

나도 그런 무해한 사람들을 동경해.그리고 그들이 동경하는 하늘을 자연스럽게 우주를 함께 동경한다. ^^

천문학자가 왜 별을 보지 않는지 궁금하다면 한 번 읽어보세요! 천문학자들은 무엇을 하는지 궁금하다면 일독을 권한다.어렵지 않은 과학서로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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