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TV와 IPTV, 모집단 패널의 불균형 콘텐츠 제작 생태계에도 악영향이 왜곡된 시청률 조사 때문에 중소 PP 업계가 발끈하고 있다.
연간 3조원이 넘는 방송광고 시장에서 시청률은 광고 수주를 위한 주요 지표일 수밖에 없는데도 플랫폼 간 패널 비율 불균형으로 극심한 피해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시청률 조사회사인 AGB닐센은 PP 광고 매출원인 수도권 2049세의 시청률을 집계하면서 케이블 및 IPTV 모집단의 패널 반영률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PP업계로부터 시청률 조사 방법과 신뢰도를 지적받고 있다.
주요 광고주들은 수도권의 20~49세 남녀 시청률을 주요 지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AGB닐슨은 2049세 남녀 전체 모집단을 1126만 명(올해 7월 말 현재)으로 집계해 IPTV 731만 명, 케이블 385만 명, 스카이라이프 23만 명으로 산정했다. 비율로는 IPTV 65%, 케이블 34%, 스카이라이프 2%다.
하지만 AGB닐센은 실제 시청률을 결정하는 패널 수에서 이런 비율과 전혀 다른 잣대를 적용한다. IPTV1262명, 케이블 297명, 스카이라이프 112명이다. 비율로는 IPTV 79%, 케이블 19%, 스카이라이프 7%다. 모집단의 비율과 크게 다른 수치다.
PP업계 관계자는 “IPTV와 케이블 가구 수를 비교하면 약 55 대 45 정도이고 AGB닐슨의 모집단 집계에서도 65 대 34 정도이지만 실제 패널 수는 이 기준을 훨씬 밑도는 8 대 2 구조”라며 “AGB닐슨이 지난 7월 패널을 시장 비율에 맞춰 개선하겠다고 했는데도 약속과 달리 상황은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AGB닐슨이 시청률 조사에서 95%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독점적 사업자여서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한국은 조사 과정이나 산출 결과에 대한 감사나 검증이 없지만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감독기관이 시청률 조사업체의 데이터에 대한 감사나 검증을 통해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올해 9월 미국의 시청률 감사기관인 MRC는 AGB닐슨의 데이터 인증을 중단한다고 결정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시청률 측정 대상의 시청자 변경으로 설치요원이 출동하지 못했고 이로 인해 샘플에 문제가 생겨 18~49세 대상의 타깃 시청률이 26% 낮게 측정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패널 불균형에 따른 시청률 왜곡 현상이 발생하면서 애꿎은 중소 PP들의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케이블 패널 수 부족으로 비정상적인 시청률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16개 어린이 채널의 케이블 시청률이 모두 0%를 기록하는 사태가 벌어지거나 커버리지와 번호대가 우수한 채널에서조차 시청률이 0%를 기록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또 50위권 내 특정 채널은 하루 만에 시청률이 30위로 오르락내리락하는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다른 PP업계 관계자는 “채널마다 피해금액이 다르지만 어느 날 갑자기 10~20% 줄어드는 게 아니라 반 토막이 날 수도 있다”며 “심각한 손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어 자칫 채널 운용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토로했다.
특히 오징어게임 등 OTT에서 국내 콘텐츠 제작물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왜곡된 시청률이 국내 콘텐츠 제작 산업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PP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작물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면 단순히 시청률 문제가 아니라 국내 제작 생태계가 붕괴될 수도 있다며 내년 대선을 앞두고 시청률 문제가 여론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 당국이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시청률 조사를 민간에서 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가 개입하는 것은 정치적 해석의 여지도 있고 민간의 자율성 침해 부분도 있어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그러나 시장에서 신뢰할 수 없을 정도의 결과물이라면 조사업체가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며 정부도 이 부분에 대해 신중히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진 기자[email protected]
왜곡된 시청률 조사에 중소 PP ‘분노’ – ZD Net 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