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두 달 동안 서울아산병원에 네 번 다녀왔어요.오늘이 네 번째였어요.
처음 내분비외과에 갔다가 다시 내분비내과에 가서 상담을 받고 검사를 하고 또 검사 결과를 듣고 꼬박 두 달이 걸린 것 같아요.
정말 대형 병원은 예약을 잡고 왔다 갔다 해서 더 병에 걸릴 것 같습니다.

9월 2일, 아직 햇살은 강했다.
아내가 갑상선에 이상이 생긴 것 같아서 지역 병원에 갔더니 의사가 큰 병원으로 가라고 소견서를 써주던데요.
수술을 하지 않으면 안될지도 모른다….너무 무서워했습니다.
저도 건강검진을 받아보면 예전부터 덩어리가 있다고 갑자기 커지지는 않을까 매년 신경써서 보고 있는데요. 갑상선은 여성에게 증상이 많이 나타나는 것 같아요.
갑상선에 대한 저의 기초적인 지식은 이 정도였는데요.
갑상선은 혹이 매우 잘 생기는 기관인데 대부분의 혹은 암이 아니라 가지고 살 수 있는 혹이다.
갑상선암이나 암이 아니더라도 매우 큰 혹의 경우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갑상선암은 갑상선에 생기는 암의 총칭으로 유두암, 여포암, 수질암 등이 있으며 가장 일반적이고 가장 치료가 잘 되는 암은 유두암이다. 한국의 갑상선암은 대부분 유두암이다.
지난주에 검사를 받고 검사 결과를 들으러 갔어요.최근 몇 차례 예약 시간에 맞춰 검사와 진료가 이뤄졌지만 하필 오늘은 환자 상담이 길어진 탓인지 원래 예약 시간보다 30분이나 늦어졌습니다.
큰 이상은 없다고 생각했는데 혹시 수술을 해야 하거나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올까 걱정도 됐어요.
잠시만 기다려 드디어 우리 차례가 되었어요.
선생님은 검사 영상 자료를 계속 보고 계시는데 한동안 아무 말도 없이 계속 모니터만 보고 계셨어요.
과연 어떤 말씀을 하실지 긴장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평소 겁이 많은 아내는 얼굴을 보지 않아도 어떤 표정인지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의사의 입만 집중해서 바라보고 있었어요.
드디어 담담하게 말씀하시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당장 수술할 일도 없다. 계속 관찰하면 될 것 같다고 하시네요.
물론 혹이 더 크면 문제가 되겠지만 걱정할 상황은 아니라고 해 주셔서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내년 이맘때쯤 다시 검사해 보면 된다고 하시네요.
사실 주위에는 갑상선 수술을 하신 분들도 계셨고 여성의 경우 그런 사례가 많아서 낯설지만 직접 검사를 하고 기다려 결과를 듣기까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진료실을 나와 밖에 있던 간호사가 내년도 진료 일시를 예약해 주네요.
그런데 오늘 진료를 해주신 송영기 선생님은 올해가 정년퇴직이라서 내년에는 다른 선생님으로 해야 된다고 합니다.
내분비내과 송영기 선생님
이쪽 분야에서는 권위 있고 유명한 분이라고 생각해서 진료를 받았는데 정년퇴직이라고 해서 아쉽기도 하고 내년에는 또 어떤 선생님께 진료를 받을지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좋은 결과를 들을 수 있어서 마음이 편해졌어요. 한편으로는 지방에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없는 것이 아쉽기도 합니다.
몇 번 와보니 이곳 아산병원도 익숙해졌어요. 어디가 어딘지 지리도 좀 배웠고, 이제 내비게이션 없이도 올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정말 대규모 시설과 사람들에게 익숙해졌어요.
아프면 병원에 오지 않으면 안 되지만 가능한 한 이런 큰 병원에는 오지 않았으면 합니다.
편하게 추석을 맞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서브웨이도 졸업하고 하남 이마트 트레이더스로 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