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내장은 드라마, 영화의 소재로 자주 사용되는 질환입니다. 하룻밤 사이에 주인공이 다음날 눈이 보이지 않거나 눈이 초록색으로 변하거나 피눈물을 흘리는 증상 등으로 그려집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께 무서운 질환으로 알려져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무서운 질환은 맞습니다. 또 실명까지 진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과장되게 그려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확한 증상의 변화를 알아두면 두려워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눈이 초록색으로 변한다?
아무래도 ‘녹색’이라는 단어가 들어가서 동공이 초록색으로 변하기 때문에 실명이 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하지만 이 질환은 급성이 아닌 경우 초기 증상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고 병이 상당히 진행되더라도 환자 스스로 느낄 수 있는 자각 증상이 거의 없습니다. 시야가 좁아진다고 느낄 무렵에는 이미 시신경이 상당히 손상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참고로 백내장은 굉장히 진행이 되면 동공이 하얗게 됩니다. 그래서 이름이 비슷한 녹내장이기 때문에 눈이 초록색으로 변하는 장면을 드라마에 삽입한 것 같은데요. 육안으로는 아무 이상이 없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진짜 증상은?
녹내장의 주요 증상은 시야가 좁아지는 것입니다. 그런데 시야가 천천히 좁아지면 환자가 거의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래도 증상을 알아차릴 때는 ‘언제부턴가 다리나 무릎이 어딘가에 부딪힐 때’입니다. 평소에 눈에 들어가야 할 시야의 끝이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떤 이유로 안압이 급속도로 올라가서 급성 녹내장이 되신 분들은 조금 다른 증상이 나타납니다. 구토, 현기증, 두통, 안통, 충혈 등의 증상이 있습니다. 사실 안통, 충혈 이외에는 소화 장애로도 보이고, 특히 눈의 이상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리고 그 증상이 한꺼번에 다 같이 나타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갑자기 두통이 심해서 응급실에 가서 안압이 높은 것을 발견하고 급하게 치료나 수술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진료는 언제야?
초기 증상이 없는 녹내장이라면 증상이 나타날 때까지 가만히 있지 않으면 안 되는 것입니까? 그 전에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가장 좋은 방법은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안과 검사를 받는 것입니다. 안과 검진 시 안압이 높으신 분, 가족력이 있으신 분, 전신질환이 있으신 분, 고도근시로 망막이 약한 분, 40대 이상이신 분들은 모두 녹내장 위험군이신 분입니다. 눈에 특별한 이상이 없더라도 안과 검사를 매년 받아야 하는 분들입니다.
안과에 오는 게 무서워요?병을 키우는 게 더 무서운 일이에요.눈이 건강할 때 미리 돌보고 시력을 보존하는 우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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